PARK MI SOOK

내 몸 이 기 억 하 는 바 다

전시기간 2023.08.28 - 2023.09.24
  • 전시소개

    • 섬에서 자랐으나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을 때처럼 나는 그저 내가 경험한 바다만을
      느낄 뿐이다. 바다는 하나의 완결된 존재이기 보다는, 그 안에 자기 실현을 향해
      움직이는 수많은 존재들의 관계망으로 연결된 자연이다. 바다에게 얻은 지혜는
      존재를 대상화하여 예단하지 말고, 그 연결성 속의 미지의 역동성을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시간을 갖고,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는 가운데, 존재 간에 틈은 존재할 수밖에
      없으나 상호작용하고 상호연결된, 나는 자세히 모르기에 얼기설기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느슨한 망을 바라보는 태도를 알게 된다.
       눈 앞의 바다를 보고 그리지 않고 내 몸이 기억하는 바다를 그린다. 기억 깊은 곳에
      바다는 무어라 말로 할 수 없음, 경이, 매혹, 감각으로 잔상에 남아있다. 기억의
      잔상에서 표면을 걷어내고 바다를 현재로 가져온다. 모든 존재들 곁에 있던 바다를
      끌어올려 긴 흐름 속에서 순간순간 부딪히고 욕망하며 살아가는 나를 본다.

      2023 09 박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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